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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자취록

사회초년생 자취록 #2. 중고 컴퓨터 구매하기 (초보 유튜버, 당근마켓, i5-9400F, RTX2060, SSD 256GB, 75만원)

by 언희 2020. 12. 18.

 

초보 유튜버 

영상편집용 중고 컴퓨터 구매기


자취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유튜브를 찍기 위해서였다. 장비는 휴대폰, 삼각대, 컴퓨터 이 세개면 충분하다. 초보 유튜버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 하나가 좋은 카메라를 사고, 컴퓨터를 맞추는 것이라고 전문 유튜버들이 설명해주는 걸 많이 봤따. 그래서 카메라는 지금 쓰고 있는 아이폰7을 그대로 사용하고, 영상 편집용 컴퓨터는 5년 전에 친구에게 15만원 주고 산 컴퓨터를 쓰기로 했다.

 

그러나 촬영은 어떻게 해도 고화질의 영상을 컴퓨터가 버티질 못했다. 4k는 물론이고 1920x1080의 FHD도 유튜브 사이즈로 렌더링을 하면 각종 오류가 뜨거나, 컴퓨터가 강제로 부팅되기도 했으며 갑작스레 멈추기 일쑤였다. 결국엔 도저히 이걸로 안될거 같아 다나와에서 검색을 시작했다. 마침 유튜브를 하고 있는 친구가 있어 물어봤다.

라이젠 5-3세대, GTX 1660Ti, RAM 32GB 를 쓰고 있다고 했다. 비슷한 사양으로 맞춰보기 위해 다나와로 개별 부품으로 PC 견적을 내봤으나 빠르게 포기했다.

 

 

총 1,135,120원이 나왔다.

 

 

쿨러,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windows 10 를 뺀 가격이 저 정도다. 조립비 5만원까지 포함하면 120만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한다. 지갑 사정에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초보 유튜버치고 과한 비용이라고 판단됐다. 결국 중고컴퓨터를 구매하기로 했다. 중고 물품 구매가 찝찝한 건 사실이나 가격을 따지자면 이만한 가성비가 없다.

매물은 당근마켓, 번개장터를 중심으로 찾았다. 중고나라는 워낙에 사기가 많아 믿을만한 구석이 못 된다. 번개장터에는 마땅한 매물이 없었고 당근마켓에서 맘에 드는 매물 2개를 찾았다.

 

i7-7700
GTX 1080 ti
RAM 16 GB
SSD 500 GB
HDD 1TB
->70만원
i5-9400f
RTX 2060 
RAM 16 GB
SSD 250 GB
->75만원

 

파워나 다른 사양은 비슷해 적지 않았고, 사실상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건 이 4가지라고 생각한다. 성능 상으로 70만원이 우위에 있다고 봤다.

i5가 9세대이긴 하나 i7 7700에 비해서는 전체적으로 점수가 낮은 건 사실이고 , RTX 2060이 좀 더 최근에 나오고 효율적이라고는 해도 GTX 1070 Ti 급에 가깝다.

i7 컴퓨터는 70만원에 절대 구할 수 없을 거 같은 사양이라 바로 연락을 했다. 하지만 4시간이 지나도록 답장이 오지 않았다. 당장 편집을 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75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분께 연락을 했고, 당일 구매를 했다. 그리고 구매한 후 이틀이 지나 i7 판매자에게 메세지 확인이 늦었다고 연락이 왔다. 이미 다른 컴퓨터를 구매했기에 정중히 말씀드렸다. 좋은 컴퓨터를 좋은 가격에 살 기회를 놓친 건 아쉬웠지만, 싼게 비지떡이라고 문제가 있을거라 자기 위로를 했다. 

 

75만원에 구매한 컴퓨터는 주인이 아주 관리를 잘했다고 느껴지는게 기스가 날만한 곳은 비닐을 붙여놓고 먼지 하나 없는 상태였다. 흰색과 투명한 유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추가 하드디스크 장착을 안 한 것으로 봐서는 게임용으로 사용하신거 같았다. 

 

 

휘황찬란. 28년 살면서 고사양(나름) 의 컴퓨터를 처음 써본다.

 

 

컴퓨터 조립은 예전에도 몇번 해봤기 때문에 컴퓨터에 선만 연결하는 과정은 어려운 게 없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부팅을 하고 프리미어 프로를 깔아 가지고 있던 프로젝트 파일로 영상편집을 했다. 약간 아쉬운 성능이었지만 이 정도에 만족하기로 했다. 중요한 건 영상의 퀄리티라고 다시 한번 자기 위로를 했다.

 

영상 편집을 테스트를 해봤으니 이번엔 게임 테스트를 하기 위해 8년 동안 하고 있는 게임 LOL (리그 오브 레전드) 를 깔았다. PC방을 가서 할때를 제외하고 항상 최저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던 것을 최고 사양으로 올렸다. 1초의 버벅임도 없이 FPS가 유지되는 것을 보고 희열을 느꼈다.

"아 이런게 최고 사양으로 게임하는 재미구나." 항상 썩은 컴퓨터로만 게임하던 내가 처음 가져보는 감정이었다.

 

컴퓨터를 사왔던 날은 일요일이라 다음날 출근을 위해서 이른 시간에 게임을 마무리했다.

 

프리미어 프로, 포토샵, 미디어 인코더는 파일이 무겁다. 휴대폰으로 찍은 원본 영상들도 10분짜리가 1GB를 가뿐히 넘기는 등 기존에 있는 SSD 250 기가로는 턱도 없을 거 같아 추가로 장착하기 위해 다나와에서 1TB HDD를 주문했다.(SATA 케이블을 안 사서 실제 설치까지 일주일이 걸렸다)

 

지금은 게임이든 영상편집이든 아주 쾌적하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CPU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어 자금에 여유가 생기면 CPU는 i7 이상, RAM은 16GB를 추가할 것이다. 지금 하는 유튜브가 잘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