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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이야기

출판사에 오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들 - Part 2

by 언희 2022. 4. 17.

출판마케터 3년차가 전하는 단행본 출판사 이야기 

경력은 없어도 ( )는 있어야 한다?


sbi 서울출판예비학교를 거쳐 대형 단행본 출판사에서 일한지 어연 3년차. 이 바닥에서 구르며 느낀 것들.

지난 글에서 알아 본 것들
Part 1
 1. 출판사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2. 출판사에는 어떤 직무들이 있을까?
 3. 나에게 맞는 직무는 어떤 것일까?

지난 글이 궁금하시다면..
https://cubi.tistory.com/39?category=934225

출판사에 오기전에 생각해야 하는 것들 'Part 2' 이다. 저번 글에서는 출판사가 뭐하는 곳인지, 거기서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이번엔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3가지에 대한 답이다.

 

"그래서 돈은 얼마나 주는데?"

"미래가 있는 업종인가?"

"책을 안 좋아하는데 어떡하지?"

 

바로 보겠습니다.

 

Part 2 

 4. (가장 중요한) 연봉은 어느 정도 될까?

 5. 책을 안 좋아해도 출판사에서 일할 수 있는가?


4. 연봉은 어느 정도 될까?

 

안돼.. 가지마.. 더 옆에 있어줘.. (feat. 미생)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는게 출판사라고 하면 박봉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착각이 아니다.

먼저 출판사는

1. 교육 출판 : 학습서, 교과서

2. 단행본 출판 : 인문서, 소설 등

 

크게 위 2가지로 나뉘고 단행본 출판사라고 해서 종이책만 내는 것이 아니라 종이책, 전자책, 대본집 등 다양한 책을 출간한다. 그러나 책을 읽지 않는 일반인들이 아는 출판사라고 하면 대부분 유명한 교육 출판사들 중 하나일 것이고, 소설과 인문서를 좋아하는 찐독자들이라면 단행본 출판사를 몇 개 정도 알고 있다. 

중요한 건 위 2가지 업종(교육, 단행본)의 중소출판사, 대형출판사 할것 없이 비슷한 연봉 수준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직무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대부분 높은 연봉은 아니다. 그러면 출판사 직원들은 정말 낮은 연봉을 받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

앞으로 할 얘기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것이므로 틀렸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맞을 것이다) 

연봉 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출판사 직원들은 대부분 문과를 졸업할 확률이 높은데 4년제 문과를 졸업한 신입이라면 평균 2600~3200 이다. 이 연봉은 정상적인 출판사라는 가정이고, 비정상적인 출판사는 여전히 2300~2400 이다. 취업준비생이라면 2400이면 월 200은 받을 것이라 예상할 수도 있겠으나 월 200의 마지노선이 2700이다. 그러니 저런 곳이라면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의 원하는 직무라도 절대 가면 안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결국 정상적인 출판사의 연봉이라고 하면 최소와 최대가 600 정도 차이가 난다. 이것은 내가 취업한 2019년도 기준이라 지금은 달라졌을 수 있으나, 많이 올랐다고 해봐야 여기서 +- 100~200 수준일 것이다. 연봉 차이는 각 개인의 직무와 출판사의 내규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같은 출판사에 입사했더라도 연봉이 차이나는 것은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치만 최근에는 신입 연봉 책정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은 출판사가 많기에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란 생각은 든다. 현재는 저 정도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되겠다.

 

롬곡의 문과..ㅜ

그럼 4년제 문과를 졸업해 저 정도 받는 것은 쉬운 일일까? 쉽게 대답할 수는 없는 문제지만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은 단연코 쉽지 않다. 애매한 중견기업을 가서 저것보다 조금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하는 것보다 중소기업에 가서 내일채움공제를 받는 것이 연봉은 더 높을 수 있다. (단적인 예입니다)

문제는 '내가 어느 정도 연봉에 만족하며, 앞으로의 삶에 대한 방향이 있는가'다. 이 고민을 하지 않으면 연봉에 기준이란게 있을 수 없고 낮은 연봉으로 인해 현재의 나에게 불만족스러운 삶만 될 것이다. 그러니 출판사 연봉에 대한 고민보다 내가 출판사를 왜 다니려고 하는 것인가? 라는 것에 대한 질문과 답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 연봉이라는 것이 개인별로 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에 단순하게 수치로만 말하기 힘들다. 그러니 입사 예정인 출판사에 교통비, 식비, 야근비, 복지비의 유무와 재택근무, 탄력근무제, 대체휴가, 자유로운 연차 등 복지에 대해 숙지하고 입사를 해야 한다. (면접때 필히 확인하시길)

회사를 다니다보면 단순 연봉보다 이런 복지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5. 책을 안 좋아해도 출판사에서 일할 수 있는가?

YES일 수도 있고 NO일 수도 있습니다.

 

네?

일이 좋아서 하는 사람이 있고, 삶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있듯 이 부분도 동일하다. 이는 출판사가 아닌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라고 생각해보면 전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개인이 목표하는 삶이 있다. 책도 일반적인 상품이라는 것에서 접근한다면 하나의 기호품을 만드는 회사에 몸 담는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다. 다만 책을 좋아하면 당연히 책을 많이 읽을 것이고 이것은 분명 업무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일하는 것에는 전혀 지장 없다. 그렇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책 정도는 알면 좋지 않을까? 적어도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어떤 게 잘 팔리고 잘 안 나가는지.

 

책 좋아한다고 모든 책을 좋아하진 않으니까요. 하기 싫은건 하기 싫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나오는 모든 책의 모든 페이지를 정독하라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책의 내용이나 컨셉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 또한 회사에서 나오는 책이 많을 때는 한달에 10권 넘게 출간될 때도 있을 정도로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심지어 400페이지가 넘는 어려운 인문서들도 수두룩 빽빽하다. 마케터가 업무 시간에 책만 읽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어려운 과학이론, 인문서 같은 책은 세부 내용 파악에 집중하는 것보다 목차와 중요 페이지를 읽으며 책의 컨셉을 파악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 지점에 집중한다. 

 

결국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그렇지만 왜 다른 업종이 아닌 출판사에 일하려는 것인지 정도는 스스로 알아야 앞으로 본인 삶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출판사 안에도 주요한 3개 직무(편집,디자인,마케팅) 외에 주요 업무를 지원해주거나 경영 관리하는 부서가 있다. 그런 부서는 굳이 출판사라고 해서 특별한 역량을 요구하지 않으며 필요도 없다. 내가 해야할 일과 직무에 대해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면 된다!


지난 글에서 다룬 Part 1 이 출판사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읽고 지나칠만한 글이라면 이번 Part 2는 정말로 출판사에 취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썼다. 내가 출판사를 들어가고자 마음 먹었을 때 이런 고급(?) 정보는 어디에도 없었고, 공유하기엔 민감한 정보들이 많아 소수만 알고 공유가 전혀 안됐었다. 그래서 이 글은 나같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썼다. 이런 글을 쓰면서 걱정되는 것은 '고작 3년차에 뭘 안다고 이런 글을 쓰는 거야?' 라는 생각이다. 경력자 입장에서는 뭣도 아닌 글이기에 코웃음일 칠 수도 있겠다.

 

내적 웃음으로만 남겨두시길..

하지만 5년차, 7년차 출판인이 되었을때 이 글을 쓴다면 오랜 경력으로 인해 시장에 대한 민감도를 잃어버릴 것이다. 차라리 취업한지 3년차인, 신입과 경력 사이에 있는 애매한 위치에서 여전히 취업시장에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 험한 출판바닥에서 같이 구르는 입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다.

 

 

다음 글은 쓰기로 해놓고 그간 쓰지 않았던 sbi 출판예비학교 마케터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을 쓸 것이다. 어떤 것은 도움이 되고, 어떤 것은 전혀 쓸모가 없으니 듣지 말아라 하는 그런 꿀팁도 방출!

물론 출판 이야기도 중간중간에 쓸 예정이다. 기대 많이 해주십사.. 부탁을 드립..

 

그럼 다음 시간에!

 

+소제목의

'경력은 없어도 ()는 있어야 한다?'

의 답은 '삶의 목표' 입니다. 거창하기도하고 오그라들지 모르지만 어쩌면 당장의 연봉보다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면접왕 이형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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